시시각각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그럼에도 우리가 한국 신화를 살펴야 이유는

내가 한국에서 살며 이 집단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면

한국 신화의 이야기는 내가 싫어도 어쩔 수 없게 겪을 수 있는 갈등이기 때문이야!

<한국 신화의 중심이자 한국 이야기의 핵심! 한국 신화 여신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

우리 모두 다같이 한번 들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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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처럼 일하자. 에디터 K의 두 번째 레터, 📖한국 여신의 고민 상담소📖

안녕하세요. 20대 취준생입니다. 오랜 백수 생활에 많이 지쳤어요. 백수로 오래 사니까 집에서도 눈치 보이고 내가 무언갈 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습니다. 하루하루가 막막해서 아침에 해가 뜨는 게 무서워요. 원래도 친구 별로 없는데 백수 생활 길어지면서 더 줄었구요. 인터넷 보면 산책해라, 운동해라 하는데 집 밖을 나가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듭니다. 인생을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답답합니다.

안녕하세요. 힘든 하루를 보내고 계시는군요. 사연을 읽으니 제가 힘들었던 시절이 생각나 사연자분을 꼭 안아주고 싶었습니다. 사는 게 참 힘들어요. 주변을 보면 다들 잘 사는 것 같은데 나만 왜 이럴까 싶을 때가 있습니다. 둥둥 떠다니는 섬이 되어 세상과 단절된 기분이랄까요. ‘나’에 대한 고민은 인간만이 가진 능력이라 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세상은 무엇인가와 같은 철학적 고민으로 문명은 고도로 발달할 수 있었죠. 이렇게나 편리한 세상인데, 침대에 누워 인터넷으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고 먹고 싶은 음식을 손쉽게 주문할 수 있는데 마음은 왜 이렇게 허전할까요.

오늘은 단절된 섬과 같았던 신 오늘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오늘이는 적막한 들에서 태어났어요. 부모가 누구인지도, 자신이 누군지도 몰랐죠. 그런 아이에게 사람들은 ‘오늘이’라는 이름을 붙여줍니다. 과거가 없기에 미래를 꿈꿀 수 없는 현재만이 존재하는 아이였어요. 그랬던 오늘이는 어느 날 부모를 찾기 위해 원천강으로 떠납니다. 원천강으로 가는 길에 오늘이는 다섯 명의 친구를 만납니다. 하루종일 글만 읽는 삶에 괴로워하는 매일과 장상, 많은 꽃을 피우고 싶은데 한 송이 꽃만 피어서 슬픈 연꽃나무, 여의주 세 개를 가져도 용이 되지 못하는 이무기, 깨진 박으로 물을 퍼야 하는 선녀. 각자 고민은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모두 고립되어 있었다는 겁니다. 마치 오늘이처럼요.

오늘이가 연꽃나무와 이야기 하는 장면.

<사진출저 : 단편영화 <오늘이> 속 한 장면. 단편영화 <오늘이>는 유튜브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고립되었다는 건 달리 말해 시간에 갇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나도 모르는 새 시간에 갇힐 때가 많습니다. 몸은 지금 이 순간을 살지만 과거를 후회하거나 미래를 걱정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보내요. 후회와 걱정은 마음이 약해진 순간을 기가 막히게 잘 포착해서 마음의 균열에 스며듭니다.

사연자분이 갇힌 시간은 언제인가요? 혹시 지나간 과거 어느 순간을 후회하고 있지 않은지, 혹은 다가올 막연한 미래를 불안해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갇힌 시간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여러 가지겠지만 저는 ‘오늘’을 사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산책이나 운동을 하라는 말이 오늘을 살라는 말과 같은 의미라 생각합니다. 운동하다 보면 힘들어서 지금 이 순간에만 집중하게 되잖아요.

미리 걱정하지 말아요. 그냥 순간순간에 충실합시다!

<사진출처 : 핀 앤 제이크의 어드벤처>

단절된 과거와 미래를 잇는 건 오직 ‘오늘’입니다. 현재를 살던 오늘이는 고립되었던 친구를 만나 그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시간과 운명을 주관하는 원천강 신이 됩니다. 내 운명을 잘 펼쳐나가려면 지금 주어진 오늘을 잘 살라는 신화의 메시지가 아닐까요? 밑져야 본전인데 한번 해봅시다. 덧붙여, 오늘이가 만난 다섯 친구 중에 누구의 고민에 가장 공감되는지 생각해봐도 좋겠습니다. 가장 공감되는 고민이 사연자분이 갇힌 시간을 찾는 열쇠가 되어줄 수 있을겁니다.

힘들어도 조금만 기운 내세요. 지금 갇힌 그 시간에서 벗어나면 새로운 시간이 찾아올 거예요.

단절된 시간을 잇는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