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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드렁 찐수다> 2화 : 혼란하다, 탈진실의 시대

발행일
2022/03/22
검수완료
에디터
에디터K
코너
심드렁찐수다
子曰: "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 자왈, 옛것을 연구하고 더불어 새로운 것을 알면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고전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현대 문화 콘텐츠다! 옛 것을 연구했으니 이제 새로운 것을 살펴볼 차례. 에픽레터가 온고지신(옛것을 익히고 새것을 안다)의 정신을 실천합니다.
안녕하셥쇼, 에픽레터 현대 문화 콘텐츠 탐구 프로젝트! <심드렁 찐수다> 2화로 돌아온 K입니다. 다들 잘 지냈니? 요새 부쩍 날씨가 따뜻해졌어. 주말에 쓰레기 버리러 나갔다가 봄을 느꼈지 뭐야. 봄바람에 잠시 마음이 울-렁- 했다.
봄이구나-, (파워 문과의 봄맞이 갬성)
마음은 갬성 충만이지만 오늘 다룰 영화와 책은 파워 이성적인 게 함정. 혼란하다, 탈진실의 시대 오늘 살펴볼 콘텐츠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Don’t Look UP_돈룩업>과 책 <Post-Truth_포스트 투르스 : 가짜 뉴스와 탈진실의 시대>야. 우리나라도 얼마 전 대통령 선거를 거치며 진실 공방이 뜨거웠지. ‘진실이란 무엇인가?’ 이 짧은 질문이 이토록 중요하게 다뤄진 적이 있나 싶어. 탈진실의 시대를 우리가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가 두 찐따의 긴 여정을 따라가보자! 고고
** 본 콘텐츠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에 주의하세요!**

영화 <Don’t Look UP_돈룩업>과 탈진실

천문학과 대학원생 케이트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와 담당 교수 랜들 민디 박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태양계 내의 궤도를 돌고 있는 혜성이 지구와 직접 충돌하는 궤도에 들어섰다는 엄청난 사실을 발견한다. 하지만 지구를 파괴할 에베레스트 크기의 혜성이 다가온다는 불편한 소식에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지구를 멸망으로 이끌지도 모르는 소식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언론 투어에 나선 두 사람, 혜성 충돌에 무관심한 대통령 올리언(메릴 스트립)과 그녀의 아들이자 비서실장 제이슨(조나 힐)의 집무실을 시작으로 브리(케이트 블란쳇)와 잭(타일러 페리)이 진행하는 인기 프로그램 ‘더 데일리 립’ 출연까지 이어가지만 성과가 없다. 혜성 충돌까지 남은 시간은 단 6개월, 24시간 내내 뉴스와 정보는 쏟아지고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에 푹 빠져있는 시대이지만 정작 이 중요한 뉴스는 대중의 주의를 끌지 못한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세상 사람들이 하늘을 좀 올려다볼 수 있을까?!
이번 시간 수다 떨 영화는 아담 맥케이 감독의 <돈 룩 업 : DON’T LOOK UP>입니다. 넷플릭스 개봉 후 94개국에서 가장 많이 본 영화 1위에 빛나는 영화인데요. 화려한 출연진으로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죠. 출연진 얼굴과 이름이 빼곡한 게 포스터부터 호화롭습니다.
공룡을 멸망시킨 것보다 더 큰 혜성이 지구로 돌진중!! 그런데 사람들은 싸우기만 한다?! 뿌슝빠슝?!
영화에는 어딘가 익숙한 인물이 여럿 등장합니다. 다가오는 혜성보다 선거 결과에만 급급한 금발의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혜성이 다가온다는 소식에 LOOK UP파(혜성은 진실이다)와 DON’T LOOK UP파(혜성은 거짓이다)로 나뉘어 싸우는 모습은 기후위기와 정치적 사안을 놓고 다투는 우리네 모습을 떠오르게 합니다. 결국 혜성이 충돌하며 사람들은 모두 최후를 맞이하고 우주선을 타고 다른 행성으로 간 사람들도 외계 생명체에게 잡아 먹히죠. 절망적인 노빠꾸 현실 풍자 영화입니다.
영화 속 사건을 전개하는 중요한 요소가 탈진실입니다. 혜성이 다가오는 게 진짜냐, 가짜냐? 이를 두고 사람들이 어마무시하게 싸우거든요. 과학자들이 증거를 제시해도 소용 없습니다. 상대는 그 증거가 조작됐다 이야기하거든요. 정말 영화 보다 보면 혈압이 쫙쫙 오릅니다. 싸움을 보면서 느끼는 그 답답함! 그 답답함이 이 영화의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탈진실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해답을 주지 않습니다. 애초부터 탈진실 대처법에 관심이 없는 것 같기도 해요. 해결책 제시보다는 현실을 환장스럽게 그려내는 것에 관심이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고 나면 어딘가 모르게 씁쓸해집니다. 풍자는 있는데 해답은 없으니까요. 세상은 혜성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 싸움 때문에 망하겠구나 싶어져요.
그래서 궁금했습니다. ‘탈진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하구요.

해답을 찾아서 : <Post-Truth_포스트 투르스, 가짜 뉴스와 탈진실의 시대>

‘포스트트루스(post-truth)’는 ‘여론을 형성할 때 객관적인 사실보다 감정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현상’으로 국내에서는 ‘탈진실’이라고도 불린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 속에서 거짓 정보가 어떻게 사람들을 유혹하고, 또 왜 사람들이 진실이 아닌 정보에 현혹이 되는지에 대해 살펴본다. 이와 함께 탈진실 사회와 가짜 뉴스의 뿌리와 그 문제점을 파헤친다. 하버드 대학교와 보스턴 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지은이 리 매킨타이어는 이 책에서 정보가 합리적 근거보다 감정에 의해 선택되는 이유에 대해 철학·사회학·심리학적으로 고찰했다.
2019년 출간된 리 매킨타이어 작가의 <Post-Truth_포스트 투르스 : 가짜 뉴스와 탈진실의 시대>는 탈진실 현상을 분석한 책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예로 들어 탈진실이 일어나는 과정과 이유를 상세히 설명합니다. 또 철학·사회학·심리학 등 여러 방면에서 탈진실 현상을 바라보는 점도 흥미로웠어요. (개인적으로는 심리학 부분이 재밌! 내가 멍청한 줄 모르고 고집 부리는 더닝-크루거 효과 넘 흥미롭!!!)
탈진실을 명쾌하게 분석한 뒤, 저자 리 매킨타이어는 7장 ‘탈진실에 맞서 싸우다’에서 탈진실 해결책을 다음과 같이 제시합니다.
거짓말에는 언제나 맞서 싸워야 한다. 어쩐 주장이 아무리 터무니없다고 할지라도 아무도 믿지 않으리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거짓말쟁이가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누군가가 그 말을 믿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두가 충분한 상식을 갖추고 있어서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지 않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더 이상 그러한 가정을 해서는 안 된다.
답을 보니 허탈했습니다. 맞서 싸운다가 맞는 말이긴 한데, 성에 차지 않았어요. ‘누가 맞서 싸워야 하는 걸 모르나?!?!’하는 반발심도 들었습니다. 서울대 가는 법을 물어봤는데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다는 답을 들은 기분이랄까요.
아니 이걸 몰라서 공부를 못하는 게 아니잖아요...!!

다시 해답을 찾아서 : 자크 데리다, <거짓말의 역사>

다른 책에서 해답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다음으로 찾은 책이 1994-1995년 데리다의 강연을 모은 <거짓말의 역사>였어요. 이 책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무엇이 거짓말인가’라고 묻기보다는 ‘거짓말한다’는 것은 ‘무엇을 한다는 것인가, 무엇보다도 거짓말할 때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물어야 합니다. 거짓말하기에서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의도입니다.
데리다는 ‘무엇이 거짓말인가’보다 ‘거짓말의 의도가 무엇인가’에 주목하라 말합니다. 오 이건 좀 신선했어요. 그러니까 진실과 거짓이 중요한 게 아니라 거짓말의 이유가 중요하다는 거죠. 사람들이 거짓말하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재밌거나, 아님 자신에게 이익이 되거나, 상대방이 밉다거나 등등. 그 이유를 알아야 거짓말(탈진실)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데리다가 말하는 의도가 탈진실에 다가가는 열쇠가 될 수 있을까요? 두 찐따 폭주족과 라이더는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요? 탈진실에 대한 자세한 수다, 팟캐스트 <심드렁, 찐수다>에서 살펴보세요!
당신이 관심 있는 그 콘텐츠로 두 찐따가 수다 떨어 드립니다. 심심할때 드렁, <심드렁 찐수다>!
팟캐스트가 듣고 싶다면?
심드렁찐수다_팟티 : https://www.podty.me/cast/228272
심드렁찐수다_네이버오디오클립 :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9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