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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에서 체험하는 한국의 설화

발행일
2022/07/12
에디터
에디터K
코너
콘텐츠뿌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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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 고인물, 찐따 K가 살펴 보는 콘텐츠! 콘텐츠 뿌수기K
K는 종로를 좋아해. 한 때 궁궐에 빠져 궁궐 투어를 다닌 적도 있고, 혼자 종로 구석구석 골목을 누빈 적도 있어. 종로를 좋아했던 이유는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워낙 동네가 유명해지면서 프랜차이즈 상점도 많아지고 복잡해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직 고즈넉한 분위기가 남아있는 것 같아.
종로가 워낙 유명해지면서 삼청동, 북촌, 서촌 등등 구경할 동네가 많아졌지만 누가 뭐래도 종로의 중심은 인사동이 아닐까 싶어. 오늘은 인사동에서 열리는 전시를 소개하려 해. 무려 한국의 전통 설화, 기담을 소재로 한 전시야. 완전 K의 관심사 아니니?! 전시 소식을 듣고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 드디어 일정이 맞아서 다녀왔어! 지금부터 함께 살펴볼자

<한국의 신비로운 12가지 이야기> : 체험형 전시의 정석

“우리에게 익숙한 전통 설화 속 이야기들을 미디어 기술을 통해 새롭게 경험하면서 지금까지 기억하고 겪은 것들과 미디어로 구현된 가상공간에서의 체험이 어떤 다른 지각 경험을 가져오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즐거운 기회가 되길 바란다”
<한국의 신비로운 12가지 이야기>는 우리 설화 속 신, 동물, 괴물 등을 미디어로 구현한 미디어 전시야. 포스터와 대표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디어를 통한 설화 체험이 전시의 핵심이지. AR과 여러 그래픽 기술을 활용해 시각적인 효과를 주면서 사람들의 몰입을 높이고, 사용자의 움직임에 즉각 반응하는 기술을 섞어 직접 체험하는 효과까지 주고 있어서 설화를 오감으로 즐길 수 있어.
첫번째 전시관 ‘돌과 나무에서 시작된 이야기’ 전경. 덕수궁 전경과 빨간 조명이 묘하게 어우러진다.

여러 호평을 받은 K-전시

이 전시는 정말 정말 호평을 많이 받았어. K가 그래도 한국 설화 관련 콘텐츠를 여럿 봤었는데, 그중 가장 반응이 좋더라구. <이것이 진짜 ‘K-전시’>, <기술과 예술 사이>라며 리뷰 기사 헤드라인은 칭찬 일색이었고, 기자단 리뷰 내용도 좋고, 관람객 평점 4.6점으로 이용객 평도 좋은 전시야. K가 직접 다녀오고 들었던 생각은, ‘왜 평이 좋은지 알겠다’였어. 체험형 전시라는 컨셉에도 딱 맞는 다채로운 전시관이 정말 많았거든.
전시는 한국 설화를 주제로 한 12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어. 입구부터 컨셉에 충실해. 일단 한복을 입은 직원이 표를 결제하는데, 특이한 게 입장할 때 자신이 태어난 년도, 월, 일, 시간을 입력하게 되어 있어. 생년월일을 입력하는 이유는 12개 전시관 중 중간 한국의 전통 천문도 <천상열차분야지도>를 활용해서 자신의 별자리를 보는 전시관이 있기 때문이야. 이 전시관에서 자신의 생년월일에 맞는 별자리를 확인할 수 있어.
한국 전통을 내세운 만큼 컨셉에 충실한 모습이 좋았어. 특히 별자리 전시관은 이 전시의 킬링포인트!
입장시 받은 바코드를 찍으면 천상열차분야지도 속 별자리를 볼 수 있다. 전시관 밖에는 각 별자리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어 흥미가 백만배!

숨겨진 신비한 신을 찾아라!

K의 동행을 포함한 많은 관람객을 매혹시킨 건 전시관마다 숨겨진 AR 요소였어. 12 전시관에는 각 전시관의 핵심이 되는 신들의 그림이 있어. 전시 시작 전 앱을 깔고, 어플에 들어가 각 신들의 그림을 찍으면 AR로 카드가 등장해. 카드를 다 모으면 전시 마지막에 상품을 받을 수 있어.
카드 모으는 미션은 전시를 관람하면서 마치 게임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줘. 그래서 사람을 미치게 해 K와 함께 전시에 갔던 한 분은 출구 앞에서 카드 하나가 비었다는 걸 깨닫고 중간 전시관으로 무려 달려갔고, 다른 한 분은 전시관에 갈 때마다 누구보다 빠르게 카드를 모으셨어. 정말 그 열정이란..! (체력 거지 K는 카드 모으기를 중간부터 포기)
실제로 카드 찾기는 K 일행 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들에게 반응이 좋았는데, 유치원생~성인까지 카드를 찾기 위해 전시장을 헤매는 사람들을 여럿 발견할 수 있었어.
어플 활용 방법을 설명한 사진. 출처 : 앱스토어, 한국의 신비로운 12가지 이야기 AR 상세 페이지

화려한 시각적 체험 속 아쉬운 설화 콘텐츠

전시는 참 좋았어. 단 시각적인 부분만! 전시를 주관한 실버피쉬가 공간과 미디어를 접목한 전시를 주로 하는 회사인 만큼 그 부분은 별 다섯 개 짜리 전시였어. 말 그대로 체험형, 사진 찍고 가족, 친구와 함께 즐기기 참 좋은 전시야.
다만 설화 전공자 입장에서 설화 콘텐츠가 아쉬웠어. 이전에 리뷰한 <설화탐정 제주편>이 떠올랐달까? 화려한 기술과 일러스트로 눈은 황홀하지만 다 보고 나면 기억에 남는 콘텐츠가 없는 느낌이야. 설화가 주가 아닌 미디어가 중심인 거지. 개인적으로 이런 선택이 나쁘게 느껴지진 않았어. 설화 소개가 많았다면 글을 읽느라 지루했을 것 같거든. 전시의 목적에 알맞은 기획이었다고 생각해.
그렇지만 설화를 주제로 내세운 만큼 조금만 더 설화나 무속적 요소를 고려했다면 어떨까? 예를 들어 ‘돌과 나무에서 시작된 이야기’ 전시관에서는 덕수궁 석조전을 빔 프로젝터로 표현했는데, 돌과 나무를 중심 소재로 잡은 만큼 마을 지키는 서낭당 수호목이나 장승, 돌탑, 제주도 정낭 등을 배치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았어. 또 도깨비가 내기를 좋아하는 만큼 ‘도깨비불을 만나다’ 전시관에서는 도깨비와 가위바위보나 씨름을 해도 좋았겠어. 그랬다면 전시회 주제인 설화가 더욱 부각되고 전통과 현대가 더욱 잘 조합됐을 것 같아.
전시관 ‘도깨비 불을 만나다’ 전경. 도깨비 불을 표현하는 불빛이 눈에 띈다. 현대적이고 몽환적이나 너무 도깨비 불에만 초점을 맞춘 게 아쉬웠다. 도깨비 불과 연관된 도깨비 모습도 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출처 : http://www.curious12tales.com/web/cate02/page04.php
콘텐츠 리뷰를 하며 요새 우리 전통, 우리 설화가 주목 받는구나를 느껴. 창작자, 기획자들도 유명한 설화 뿐만이 아니라 숨겨진 재밌는 요소들을 찾으려 노력하고 또 소비자들도 그런 노력을 굉장히 반가워해. 설화 전공자 입장에서 이런 변화가 마냥 감사할 따름이야.
그래서인지 설화가 돋보이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콘텐츠 리뷰할 때도 그 점을 집중해서 보게 되고. 각자의 노력이 만나서 앞으로 정말 좋은 고전 콘텐츠가 나오면 좋겠다! 그때까지 구독자 여러분도 많은 관심 가져줘
7월 25일까지 인사동에서 열리는 <한국의 신비로운 12가지 이야기>! 전시가 끝나기 전에 고즈넉한 분위기가 흐르는 인사동으로 모두 달려가시길~(=^‥^)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