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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집착의 상사뱀 3화 : 상사뱀과 비슷한 스릴러 영화가 있다?

발행일
2021/11/16
검수완료
에디터
에디터K
코너
가볍게읽는한국신화
구독자들 안녕! 벌써 상사뱀 설화의 마지막 화야. 2주 동안 와다다 쏟아진 정보가 버겁진 않았니? 옛이야기 고인물 K는 이런 얘기가 너무 재밌는데 말야. 여러분도 재밌으면 좋겠다. 이번 주는 조금 편한 내용을 준비했어. 옛이야기 속 상사뱀이 현대에는 어떻게 재창작되고 활용되는지 같이 살펴보려 해. 얼른 따라오라규!
1) 상사뱀의 현대화, 스토킹 2주에 걸쳐 상사뱀 이야기를 살펴봐서 잘 알겠지만, 사실 상사뱀이 좋게 해석될 수가 없어. 자기 마음 일방적으로 강요하면서 상대를 파멸시키는데 그게 어떻게 사랑이야, 폭력이지. 우리나라 속담에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말처럼, 한국 사회에서는 상대가 거절해도 계속 노력하면 언젠가는 마음을 받아줄 거라는 인식이 있어. “그렇게 좋다는데 그냥 받아줘~”라고 말하잖아. 하지만 그런 시대는 지난 거 다들 알지? 요새는 그런 행동을 스토킹이라고 부르지. 2021년 10월 21일부터 스토킹 범죄의 처벌 법률이 시행되었어. 스토킹 지속 우려가 있다면 주거지 100m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처분도 가능하다고 하네.
2) 옛이야기는 전설이 되고, 전설의 고향 <은장도 사녀(蛇女)> 옛날 우리를 벌벌 떨게 했던 <전설의 고향> 기억하니? (사실 K는 전설의 고향 세대는 아니고 <토요 미스테리극장> 세대) K가 설명했던 상사뱀 이야기, 그러니까 신분이 낮은 주인공이 높은 신분의 상대를 짝사랑하는 구조는 조선시대 전해지던 이야기가 대부분이야. 흥미로운 건 상사뱀 이야기가 조선시대를 지나 일제 강점기, 그리고 1980까지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졌다는 사실이야. 근현대로 들어서며 상사뱀 이야기는 여성 상사뱀 설화를 중심으로 공포물의 주요 소재로 쓰이기 시작했어. 한 맺힌 여성이 귀신이 되어 복수하는 이야기 익숙하지? 이렇게 소재로 바뀌면서 이야기가 조금 변했어. 귀신이 복수하려면 이유가 있어야 할 거 아냐. 그러니까 남성이 약속을 어겼다는 설정을 넣는 거야. 결혼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하룻밤을 보냈는데 남자가 그 약속을 지키지 않는 거지. 그러면서 이야기 마지막에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도 추가되었지.
오랜만에 전설의 고향 한 번 볼래? 출처 : https://youtu.be/vRRW15Di4xo
3) 로맨스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면 호러, 영화 <He loves me> 2002년 발렌타인에 개봉했다는 영화. 달달한 로맨스 영화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호러여서 영화관에 있던 모두가 충격을 받고 나왔다는 영화, <He loves me>를 소개할게.
이렇게 포스터 만든 사람 누구냐. 포스터가 거의 통수 때리는 수준
주인공 안젤리끄는 유부남 의사 뤼끄를 사랑해. 안젤리끄는 뤼끄와 함께 생일을 보내고 여행도 떠나고 싶어 하지만 번번이 바람맞고 말지. 홀로 쓸쓸하게 뤼끄를 기다리다가 집에 돌아가기를 여러 번, 결국 안젤리끄는 자살을 결심하고 말아. 영화는 여기까지 안젤리끄의 시선으로 진행돼. 그러다 다음 순간 시간이 되돌아가서 영화의 맨 첫 장면이 다시 시작돼. 이번에는 유부남 뤼끄의 시선으로 영화가 진행되지. 상사뱀 주제 레터에서 영화를 소개하고 있으니 눈치 빠른 독자는 눈치 챘겠지? 맞아. 둘이 사귄다는 건 안젤리끄의 완벽한 착각이었어. 둘은 그저 옆집에 사는 이웃일 뿐 일말의 접점도 없던 사이였거든.
주인공 안젤리끄와 뤼끄. 누가 봐도 뤼끄 고민있는 얼굴이다.
K는 한창 영화를 좋아하던 시절 이 영화를 봤는데 정말 충격받았어. 안젤리끄가 사실 스토커라는 반전 말고도 몇 가지 반전이 숨어 있는데, 소름이 쫙 돋을 정도야. 주인공 안젤리끄가 상대를 칭칭 감고 떨어지지 않아서 결국 죽게 만드는 상사뱀 같은 모습을 보일 때가 있는데, 감독이 상사뱀 설화를 알고 만든 게 아닐까? 싶은 정도였어. 이 일그러진 사랑은 어떻게 끝날까? 그 결말은 영화에서 확인하길 바라. 참고로 영화 전체영상을 찾기 어려우니 유튜브 정리본 보기를 추천해!
4) 이게 바로 사생팬이다, 영화 <미저리> 집착으로 변한 사랑이라고 하면 K는 사생팬이 떠올라. 사랑이 어떻게 집착이 되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게 사생팬 아니겠어? 사생팬은 연예인의 사생활을 쫓아다니는 극성팬을 뜻해. 연예인의 집에 무단 침입 하기도 하고 혈서를 써서 편지를 보낸다던가, 심지어 자신을 각인시키기 위해 연예인을 때리기까지 하지. 이런 사생팬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가 <미저리>야.
영화가 정말 유행해서 이 영화 이후로 '미저리'가 고유명사처럼 쓰이게 되었지.
폴은 <미저리>라는 이름의 연재 소설을 쓰는 베스트셀러 작가야. 산길에서 눈보라를 만나 사고를 당하는데 그의 극성팬 애니가 폴을 구해주지. 애니는 심하게 다친 폴을 돌봐주면서 눈보라로 길이 막혀 병원에 갈 수 없다고 하지.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폴은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게 돼. 방문은 다 잠겨있고 전화는 연결되지 않고 길은 뚫린 것 같은데 자꾸 보내주지 않는 거지.
긴 말하지 않고 이 사진을 남길게. 살짝 고어하니 조심조심!
폴은 애니의 집을 빠져나올 수 있을까? 둘은 어떻게 될까? 1990년 영화로 오래됐지만 지금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아. 특히 극성팬 애니역을 맡은 배우는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 했을 정도로 연기가 뛰어나니 추천추천이야. 개인적으로는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잔인해서 조금 당황스러웠어. 근데 연기 잘해서 계속 보게 되는 그런 매력이 있어. 싫은데 끌리는 묘한 느낌?
K가 이번 레터를 준비하며 어떤 영화를 소개할까 고민이 많았어. 그런데 도저히 상사뱀을 주제로 포근한 이야기를 소개할 수 없겠더라구. 그러다보니 공포/스릴러 분야의 영화들이 등장했네. 다음 레터에서는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훈훈한 이야기로 찾아올게. 그럼 다음 주에 만나!
<참고 자료> 이주라, <근현대 상사뱀 모티프의 변화와 한국 공포물의 특징 - 1930년대와 1960년대의 비교를 중심으로>, 비교한국학 24-1, 국제비교한국학회, 2016